1980년대 동아시아 대중음악계는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면서 각각의 특징과 이슈를 보여주었습니다. 그중, 표절(剽竊)과 관련되어서는 워낙 방대한 내용이기는 해도 오늘은 최대한 간략하게 요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적 성장에 따른 음악적 변화, 표절
1970년대에는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가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고, 이는 음악 산업에도 여러모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시기에는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서구 음악의 영향을 받으면서 록, 팝, 재즈 등의 장르가 널리 수용되었습니다. 또한, 몇몇 아티스트들이 국제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야마시타 타츠로(Tatsuro Yamashita)는 1970년대 후반부터 2024년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 라이터이자 가수인데, 특히 그의 대표곡인 “Ride on Time”, “For You”, “Melodies” 등이 80년대에 국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또한, 그는 서구 음악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었으며, 일본의 팝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1980년대에 많은 가수들이 있었지만 콕 찝어 야마시타 타츠로(Tatsuro Yamashita)를 든 이유는, 그의 음악은 시티팝이라 하여, 한마디로 장르의 ‘짬뽕’이라 하겠습니다. 재즈, 팝, 심지어 일본 앤카까지 섞여있는 듯하지요. 이는 그 당시 동아시아의 대중음악계가 일본을 중심으로 점점 더 많은 다양성을 보여 주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는데요. 당시 한국에서는 팝 음악과 더불어 힙합과 댄스 음악이 서서히 부상하기 시작했고, 일본에서는 테크노 음악과 새로운 음악 장르들이 발전했습니다. 또한, 대중음악 시장에서는 음반 산업의 성장과 함께 뮤직 비디오의 중요성도 증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만큼 부정적인 기류 또한 만만치 않았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인 ‘표절(剽竊)’ 문화라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야마시타 타츠로의 음악을 들어보면 이거 다 어디서 들었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리까이
1980년대에는 한국 가요계에서 표절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기리까이’라는 명목으로 혹은 단순 ‘참고’ 라면서 남의 작품 베끼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 당시 한국은 아직 음악 산업이 발전 중이었고, 서구 음악에 대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외국 음악을 모방하는 일이 흔히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과 미국의 팝 음악이 한국 가요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80년대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팝 음악이 암암리에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는 한국 가수들이 일본 음악을 모방하거나 리메이크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미국의 팝 음악 또한 한국 가수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이로 인해 서구 음악과 유사한 곡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당시에는 큰 논란이 되지 않았으나, 뒤이어 한국 음악 산업이 성장하면서 원본에 대한 존중과 창의성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현재에는 음악 저작권 보호가 강화되어 남의 작품을 베끼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문화적인 태도로 서서히 변모되었습니다.
더하여, 1980년대 동아시아의 음악 산업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서로 다른 국가들 간의 문화 교류와 경쟁이 높아지면서 발생한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과 한국 사이의 음악 산업 경쟁은 두 국가 간의 문화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저작권료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 그냥 항의하는 차원에서 그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함께, 1980년대 동아시아 대중음악계의 특징 중 하나는 정부의 관여가 커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정부가 음악 산업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경향이 강화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 였는데 이른바 ‘건전가요’라는 이름으로 앨범이나 테이프에 반드시 수록해야만 했었습니다. 지금 시각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경우이지요.
그렇다면 80년대 일본에서는 베끼기가 문제 없었나?
왜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갈라파고스 섬 문화로 인해 대놓고 서로에게 뭐라고 하지 못했다는 것이 맞습니다. 그야말로 쉬쉬 한 것 같아요. 일본의 아이돌 그룹이나 솔로 가수들이 다른 국가의 음악을 모방한 경우는 매우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들 가수들이 직접 표절로 인한 법적 분쟁에 휘말렸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진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었지요. 아마도, 힘 센 기획사나 방송국이 뒤에 있었기에 대놓고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지 않았나 봐 집니다. 하지만, 80년대 일본 음악계에서도 기리까이는 엄청나게 많았다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팝 가수 ‘시모노 히로시’ 는 미국의 팝 음악과 영화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활동했으며, 그의 몇몇 곡은 서구 음악과 유사한 멜로디와 가사를 가졌습니다. 또한, 일본의 아이돌 그룹들도 서구의 팝 음악을 모방하여 활동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원본 작곡가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만, 1980년대에는 명확하게 판정 받은 일본의 가수나 곡에 대한 사례가 제공되는 것은 적습니다. 일본 음악계에서는 기리까이에 대한 논란이 종종 있었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갈라파고스 섬문화 특징으로 인해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었습니다.
*갈라파고스 섬문화 = ‘우리가 남이가’
그러나 1980년대 후반에는 공식적 표절로 인정되어 논란이 일어난 사례가 있기는 있습니다. 가령, ‘혼다 미나코’ 의 노래 “살의의 바캉스(殺意のバカンス)”가 활동 3개월만에 의혹을 받아서 금지곡 판정을 받았고, 심지어 ‘마츠다 세이코(松田 聖子)’ 의 ‘Windy Shadow’ 자켓까지 거의 똑같아서 문제가 되기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들이 방송사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법적으로 공식 판정받거나 소송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표절 의혹은 종종 주관적이며, 법적인 증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법정까지 진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한국,일본,중국 등 특정 국가를 막론하고 ‘기리까이’라는 명분으로, 혹은 참고라는 이유를 대면서 베끼는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무수히 많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비교적 최근에 있었던 대한민국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유희열‘ 사태만 봐도 그는 너무나 뻔뻔스럽게 행동 해 왔으며,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봐 왔습니다. 이는,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말이야’ 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비단 유희열 뿐 아니라 국가를 떠나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거의 다 사정은 비슷비슷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아주 간략하게 ‘표절(剽竊)’에 대해 말씀 드려 보았습니다. 다음글에서는 또 다른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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